이것은 나의 이야기이다. 거리두기를 할 줄 모르는 이 영화들은 스크린을 비집고 나와 나에게로 성큼 다가온다. 이것은 나의 과거의 경험이기도 하고, 현재의 이야기이기도 하며,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다. 적나라하게 노출된 듯한 스스로에 우리는 영화를 보며 그저 앓는 수 밖에 없다. 이들은 더 이상 영화가 아닌 우리의 모습이다. 이것은 감상이라기보다는 체험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십개월의 미래>는 언제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의 압박 속에서 누구의 도움 없이 떠밀려 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그대 너머에>는 관객을 영화의 미로 속으로 불러와 현실과 창작 사이의 존재함에서 헤매게 한다. <계란 카레라이스>는 어느 지친 날의 우리에게 보내는 위로이고, <뭐해>는 아침 일찍 우리가 이미 삭제했던 메신저의 기록이다. <고백할거야>는 마음 속으로 수도 없이 상상했던 복수의 기억이다. 이들은 전부 나였기도 하고, 나이기도 하고, 내가 될수도 있다. 그 무엇보다 생생한 체험이 이 영화들 속에 담겨 있다.
*관객기자단[인디즈]_임다연
‘2022 독립영화 라이브러리’는 2021년 1월 1일 이후에 완성된 작품(최초 상영일 기준, 개봉작의 경우 개봉일 기준)을 대상으로 공모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공모에는 총 742편(장편 119편, 단편 623편)이 접수되었으며, 그중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선정위원회의 심사 과정을 통해 총 87편(장편 22편, 단편65편)의 작품이 선정되었습니다.
장르별 구분으로는 극영화 68편, 다큐멘터리 8편, 애니메이션 9편, 실험영화 2편으로 오늘날 독립영화의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관객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선정작 87편은 인디그라운드 플랫폼을 통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비롯 기타 플랫폼과의 제휴 프로모션 개발, 오프라인 기획 상영, 공동체 상영 지원, 개별 작품 홍보 등의 지원이 이뤄집니다. 국내 독립·예술영화 배급 환경의 활성화를 목표로 다양한 실험을 이어갈 수 있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