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후기 : 2026 퍼스트링크] 만나는 순간부터, 우린 한 팀이었다 - <3670> 배급 사례 살펴보기 | 2026.0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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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 2026 퍼스트링크] 배급 케이스 스터디 "만나는 순간부터, 우린 한 팀이었다" - <3670> 배급 사례 살펴보기 - 진행 : 진명현 대표 (무브먼트) - 패널 : 박준호 감독 (<3670> 연출), 박혜진 팀장 (엣나인필름) - 기록 및 정리 : 이준혁
지난 8월 23일(토) 2026 퍼스트링크 창작자 사전 워크숍으로 영화 <3670>의 배급 케이스 스터디가 진행되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여러 영화제를 거쳐 2025년 9월 3일 개봉한 <3670>의 박준호 감독과 배급/홍보마케팅을 담당한 ‘엣나인필름’의 박혜진 팀장이 함께했고, 진행은 ‘무브먼트’의 진명현 대표가 맡았습니다. 곧 한국 개봉 1주년과 일본 개봉을 앞두고 있는 설렘 가운데 <3670>이 걸어온 지난 여정을 함께 돌아봤습니다. 이번 케이스 스터디는 <3670> 개봉의 전반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박혜진 팀장의 발표로 시작해, 실제 배급의 과정과 그 뒷이야기까지 생생하게 풀어낸 토크 포럼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3670> 배급 사례 살펴보기 토크 현장 ○ 함께 달려갈 러닝메이트, 엣나인필름과 <3670>이 처음 만나는 순간 진명현 대표 (이하 진명현): 영화 <3670>은 2024년 퍼스트링크를 통해 엣나인필름을 만나게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감독님과 팀장님은 그 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신지, 첫 만남 이후 배급의 과정은 어땠는지 들어보고 싶어요. 박준호 감독 (이하 박준호): 재작년 8월 이맘때쯤, <3670>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러고 아는 감독님 소개로 퍼스트링크에 참여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여러 배급사에서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상영예정인 영화제가 하나도 없어서 약간 의기소침한 상태였는데, 의외로 배급사분들은 그 부분을 크게 신경 쓰시지 않는 듯했어요. 배급 미팅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이 영화를 잘 이해하고 계신 분과 배급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3670>이 퀴어영화이다보니 자칫 잘못하면 영화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겠다는 걱정이 있었거든요. 엣나인필름과 미팅하면서 이 영화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케팅 과정에서도 퀴어와 탈북민을 단지 자극적 소재로만 소비하지 않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박혜진 팀장 (이하 박혜진): <우리들>, <벌새> 등 엣나인필름 배급작 중에는 내부 스탭들이 영화 속 캐릭터의 매력에 빠져서 배급을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3670> 같은 경우에도 철준(조유현 배우)에 푹 빠져서 하게 됐고, 그만큼 애정을 갖고 행복하게 배급했던 영화예요. 감독님께서도 이전에 변규리 감독님의 퀴어 소재 다큐멘터리 <너에게 가는 길>을 저희가 개봉했던 걸 인상깊게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서로 마음이 통했죠. 저희가 퍼스트링크에서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났어요. <성적표의 김민영>이나 <충충충>도 그랬고요. 진명현: 배급사를 잘 만났더라도 감독님이 가진 고민들이 또 있으실 것 같은데요. 영화제 출품이나 개봉 시기, 해외 배급도 있고요. 박준호: 일단 엣나인필름에서 맡아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별로 고민할 필요는 없었어요. 다만 제가 장편 개봉은 처음이라 영화제 상영을 좀 더 많이 하고 나서 개봉하고 싶었지만, 그게 쉽지 않았죠. 엣나인에서 전주국제영화제를 가고 여름에 개봉하자고 제안해 주셨지만 속으로 ‘전주에 선정이 안 되면 어떡하지?’ 생각도 했고요. (필자 주: <3670>은 2025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CGV상, 배우상, 배급지원상, 왓챠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생각했던 것만큼 영화제를 많이 못 가고 개봉을 해서 살짝 아쉬웠지만, 개봉 후에 GV를 통해 관객들을 정말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충분하고도 남았답니다. 박혜진: 저희가 독립영화를 배급/마케팅할 때 가장 1순위로 생각하는 건 감독님을 제대로 소개하는 거예요.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야 감독님이 다음 작품을 또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테니까요. 진명현: 저 역시 배급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덧붙이자면, 배급사는 작품을 위한 최적의 개봉시기를 다각도로 고민해서 정한다는 점입니다. 배급사에서는 영화제 프로그래머나 관객들과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본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여러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도 이 영화를 더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물론 창작자 입장에서 내 소중한 영화를 이 배급사가 정말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걱정되실 수 있어요. 하지만 그들이 직접 헤쳐 온 길과 데이터들을 조금 더 믿어주시면 좋겠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네요. 박혜진: 맞아요. 저희는 2024년에 감독님을 만났기 때문에 개봉까지, 그리고 이후 플랜을 함께 고민해서 짤 수 있었어요. 전주국제영화제 출품도 배급사에서 진행했고, 전주를 통해 해외세일즈사의 연락을 받기도 했으니 이것도 퍼스트링크의 장점인 것 같아요. 영화제 프리미어 전에 한 팀이 되어서 미리 전략을 함께 짤 수 있으니까요
▲엣나인필름 박혜진 팀장, <3670> 박준호 감독 ○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진명현: <3670>은 감독님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하지만, 주인공 철준 역을 맡은 조유현 배우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한데요. 관객들에게는 신선하면서도 낯설 수 있는 부분이었을 것 같아요. 홍보 마케팅 단계에서 어떤 고민이 있으셨나요? 박준호: 그런 점 때문에 저와 배우분들이 더욱 더 많은 행사에 참석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영준 역의 김현목 배우님은 장편 개봉 경험이 많으셔서 GV의 중요성을 잘 알고 계셨고, 철준 역의 조유현 배우님도 적극적으로 함께해주셨죠. 두 배우 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또 같이 다니는 게 즐거웠어요. 진명현: 현장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감독님들이 배우분들과 가깝게 지내시고 꾸준히 소통하시는 게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박혜진: 특히 극영화는 배우분들이 개봉 홍보에 함께 움직여 주시는 게 정말 너무 중요하고 큰 도움이 된답니다. 진명현: 배우분들 인지도나 팬층이 아직 그렇게 높지 않은 경우에는 어떤 홍보마케팅 전략이 필요할까요? 박혜진: 마케팅 단계에서 잘 만들면 되죠. ‘조유현 배우님을 저점매수하세요’ 이런 식으로요 (웃음). GV에서 배우분들이 하는 답변들도 잘 살펴보고 가이드를 하는 편입니다. <3670>은 전주영화제가 첫 국내 상영이어서, 이때 배우분들 GV를 보면서 앞으로의 이미지나 방향성을 같이 잡아갔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이미지와 방향의 인터뷰를 찾아서 참고로 보내 드리기도 하고요. 진명현: 배우 기존 인지도나 팬층에 기댈 수 없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요즘 관객들은 알려지지 않은 원석 같은 배우를 발견하기를 더 좋아하시는 경향도 있는 것 같아요. ‘내가 먼저 알아본’ 배우나 영화를 발굴한다는 게 관객들에게는 작품을 훨씬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니까요. 진명현: ‘퀴어’라는 요소가 <3670>의 개성이자 장르이기도 한데요. <3670>이 흥행한 이유에 퀴어팬덤의 힘도 컸다고 들었습니다. 올해만 해도 퀴어 소재인 <이반리 장만옥>이 관객수 만 명을 넘겼죠. 퀴어 영화가 관객층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배급/홍보마케팅 하는 입장에서는 퀴어 팬덤 문화가 어떤 영향을 준다고 보시나요? 박혜진: <3670>은 그동안의 퀴어영화들과는 조금 결이 달랐다고 생각해요. 주연 캐릭터들이 게이이고 해당 커뮤니티를 잘 보여주지만, 동시에 누구나 한 번쯤 해봤던 고민과 생각을 갖고 있는 청년들로 그려지고 있잖아요, 현실적인 거죠. 그래서 퀴어 커뮤니티에서 더 잘 보셨던 것 같아요. 물론 퀴어영화는 무조건 안 보는 분들도 있으니 그런 점에서는 확장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죠. 변규리 감독님의 <너에게 가는 길> 개봉할 때도 그런 얘기를 들었고요. 그럼에도 <3670>이 관객수 2만명을 넘길 수 있었던 건 게이 커뮤니티 분들이 움직여 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3670> 포스터
○ 마지막으로, 배급으로 준비하는 창작자들에게 진명현: 감독님과 팀장님 모두 퍼스트링크를 먼저 참여해보신 입장에서, 올해 퍼스트링크를 참여하는 창작자분들께 팁을 주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박준호: 저도 그 때는 배급사 만나기 전에 뭘 준비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주변에 물어보니까 대부분 배급사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라고 조언해 주시더라고요. 배급 초짜인 저와 베테랑 분들의 미팅이다 보니, 그분들 말을 잘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요. 같이 일할 사람을 만나는 자리이니 결이 맞는 사람을 찾는다는 느낌으로 가보시면 어떨까요? 박혜진: 미팅 때 질문을 정말 많이 하시는 게 좋고, 감독님 입장에서 이 영화를 어떻게 개봉하고 싶으신지 여러 배급사들과 의견을 나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진명현: 제 생각에는 적극적인 태도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영화 어떻게 봤는지, 작품에 대한 얘기도 충분히 나눌 수 있죠. 그런데 오히려 날카로운 질문들을 하신다면, 배급사의 태도와 자세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내 작품이 개봉할 때 어떤 리스크를 갖고 있는지를 미팅을 통해 창작자가 알아 가시면 좋겠어요. 미팅 때 혹시 배급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왜 그런지 꼭 물어보세요. 그 이유를 파악하시면 다음 전략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되실 거예요. 진명현: 끝으로 마지막 인사와 함께 응원의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박준호: 영화 제작만큼이나 배급도 품이 정말 많이 듭니다. 독립영화 창작자도 어렵지만 배급사도 어려운 살림임에도 작품을 위해 신경 써주시는 것을 보면 나도 힘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개봉과 그 이후 과정에서도 감독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합니다. 배급의 과정을 잘 즐겨내시기를 바랄게요! 박혜진: 곧 <3670> 개봉 1주년인데, 오늘 오면서 생각해보니 퍼스트링크에서 2024년도에 만나고 1년 뒤에 개봉했다가 또 퍼스트링크에서 이렇게 자리를 갖게 되었네요. 엣나인필름 스탭들이 개봉을 고대하는 영화를 또 열심히 찾아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퍼스트링크에서도 좋은 작품들 많이 만나고 갈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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