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뷰 : 독립예술영화전용관] "전주 시민들의 사랑방,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 김선중 팀장·임연주 프로그래머 | 2026.05.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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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시민들의 사랑방,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전주영화제작소] 김선중 팀장·임연주 프로그래머 인터뷰 극장이 영화를 보기 위한 필수 공간이 아닌 하나의 선택지가 된 지금, 극장만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이 왔다. 관객의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 여러 극장들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가운데,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은 지난 16년간 전주의 문화 인프라이자 시민들의 사랑방으로 굳건히 자리해왔다. 극장의 역할이 단순히 좋은 영화를 소개하고 상영하는 것에서 나아가 시민들과 소통하고 일상을 함께 하는 것임을 직접 보여주고 있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을 만나보았다.
1. 두 분의 간단한 자기소개 및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선중 팀장_ 저는 현재 전주영화제작소에서 총괄 운영팀장을 맡고 있는 김선중 팀장입니다. 임연주 프로그래머_ 전주영화제작소의 프로그램 기획과 홍보를 맡고 있는 임연주라고 합니다. 김선중 팀장_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의 개관 배경은 전주국제영화제가 10주년을 향해 갈 때 다양한 영화를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요구들이 지역 내에 있었어요. 그래서 2009년도에 처음 개관을 하게 되었고, 현재까지 전주의 유일무이한 예술 독립 영화 전용관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2. 전주영화제작소에서 일하시게 된 계기와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김선중 팀장_ 남들보다 때늦은 방황이 있었어요. 그때 저를 위로해 주는 게 혼자 영화 보러 다니는 거였는데 당시에는 독립·예술영화 인프라가 어떤지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그러다 부산에 시네마테크도 있고, 전주에도 독립영화관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관심이 생겼고 영화제도 찾아다니다가 막연히 영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 공고가 나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일한 지가 10년 넘었네요. 임현주 프로그래머_ 저는 인생의 큰 고비를 겪고 조금 도피처처럼 영화를 보러 다녔던 적이 있었어요. 그렇게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업계 관련한 전문성이 필요할 것 같아서 서울에서 공부를 했었죠. 그러다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단기 인력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제 고향인 전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19년에 전주국제영화제의 아카이브 코디네이터(책자, 기념품, 굿즈 등 영화제와 관련한 모든 정보들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업무)로 일을 시작했고, 1년 뒤에 보직 변경이 되어서 전주영화제작소로 오게 되었어요. 김선중 팀장_ 현재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은 전주영화제작소라고 하는 큰 기관 안에 포함되어 있는 시설입니다. 저는 전주영화제작소 총괄 운영을 맡고 있고, 극장 내에서는 운영 예산 관리 및 개봉작 선정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임연주 프로그래머님은 전주영화제작소 및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관련 프로그램 기획 및 전반적인 운영과 홍보를 맡고 있어요. 3.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의 개관 이후부터 지켜온 운영 원칙이나 가치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선중 팀장_시의 예산을 통해서 수립된 공간인 만큼, 다른 멀티플렉스에서 상영되지 않는 영화를 최대한 많이 소개하는 것이 가장 큰 운영 가치관 입니다. 또한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지역이기 때문에 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 중 개봉 예정인 작품도 상영하려고 노력합니다.
4.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는 국내외 독립예술영화는 물론 고전영화까지 폭넓게 상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독립예술영화들 중에서 어떤 기준으로 상영작을 선정하는지 궁금합니다. 김선중 팀장_영진위에서 분류한 예술 영화, 독립 영화의 기준에 부합한 영화들을 주로 상영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개봉 영화들 같은 경우에는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다 상영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다년간 축적한 데이터로 봤을 때 관객분들이 좋아하실 만한 영화, 그리고 관객이 들든 안 들든 상영할 필요가 있는 영화를 선정하려고 해요. 이 두 가지를 적절하게 밸런스를 맞춰가면서 상영하고 있습니다. 5.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을 이용하시는 주 관객분들은 대체로 어떤 분들인가요? 김선중 팀장_저희 극장은 좀 연령대가 있으신 분들이 많이 이용하십니다. 그리고 영화관이 개관했을 때부터 일상적으로 오시는 분들이 제법 계셔서 이미 얼굴이 익숙한 분들도 계세요. 관객 연령대가 높은 만큼 디지털 기술에서 소외되신 분들도 있는데, 그분들이 현장에서 물어보시는 것들에 대해 최대한 불편함 없이 접근하실 수 있도록 응대를 해드리고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코로나 이후로 간간히 젊은 관객분들의 방문도 보여요. 이를테면 작년에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희생>을 재개봉했었는데, 생각보다 젊은 분들이 많아서 좀 놀랐어요. 오히려 오래된 영화들이 지금 젊은 관객들한테는 좀 더 신선해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폴링 인 전주’(Falling in Jeonju)처럼 영화제 상영작을 다시 만나는 프로그램이 인상적입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김선중 팀장_‘폴링 인 전주’는 제가 총괄 운영 팀장 맡기 전인 2015년도에 시작됐어요. 영화제라는 일의 특성상 4월, 5월은 집중적으로 영화제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기간이기 때문에 이 시기 외에 관객분들에게 뭔가 보여줄 수 있도록 ‘가을에 다시 만나는 전주국제영화제’라는 기획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규모와 상관없이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작이나 인기 있었던 작품, 그리고 국내에서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작품을 저희가 미리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을 해왔어요. 최근 2년 동안에는 전주 지역 관광 활성화 사업인 ‘씨네투어’ 사업과 ‘폴링 인 전주’를 결합해 상영 기회나 작품 수, 부대 행사 등 다양한 측면에서 풍성한 특별전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7. 전주의 유일한 독립예술영화관으로서, 시네필 분들 외에도 전주의 시민분들이나 국내 관객분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임연주 프로그래머_전북 투어패스에 저희 영화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투어패스를 통해서 방문할 수 있는 전북의 관광지 중 한 곳이기도 하고전주 시민분은 영화를 더 저렴하게 관람하실 수도 있어요. 가끔 장애인 단체나 학교에서 단체 관람 문의가 오는 경우도 많고요. 그리고 기술 시사회를 하시고 싶은 분도 대관 문의를 해주시기 때문에 여러 경로로 전주 시민분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8. 전주 지역의 문화 공동체와 상생하고 지속적인 지역 예술 문화 발전을 위해 진행한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가 있으신가요? 김선중 팀장_예전에 ‘픽업 시네마’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지역의 다양한 문화 인사 분들에게 보고 싶은 영화를 추천 9.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독립예술영화관을 운영하는데 따르는 어려움이나 고충이 있으신가요? 그리고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임연주 프로그래머_다들 아시겠지만 일단은 예산 문제가 가장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저희는 전주시와 영진위에서 지원금을 받기는 하지만 서울의 인프라를 활용하기에는 좀 어려운 측면들이 있어요. 물리적인 거리가 있다 보니까 서울에 계신 배급사 관계자분들과도 교류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김선중 팀장_서울에도 전체 관객 규모에 비하면 독립·예술 영화 파이는 크지 않지만, 관객이 밀집되어 있는 만큼 시장도 탄탄하게 형성이 돼 있고 그걸 소비할 만한 씨네필 분들도 충분히 많습니다. 전주에도 분명 그런 관객분들이 있고 실제로 독립·예술영화를 보기 위해 서울까지 원정을 가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서울에 시장이 집중되어 있다는 이유로 지방까지 인프라를 확장하려는 시도가 많지 않습니다. 저는 오히려 지방까지 기반이 넓어져야 시장 자체가 더 성장하고 관객층도 확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처럼 지방 거점으로 있는 독립예술영화관의 존재가 더욱 중요하다 느끼고, 어떻게든 이런 시설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10. 반대로, 지방에서 극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경험할 수 있는 장점과 자부심에 대해서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임연주 프로그래머_제가 2011년도에 이 극장에 처음 왔을 때 기존에 알고 있었던 영화와 전혀 다른 영화들을 만날 수가 있었어요. 이를 계기로 영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서울에서 다시 전주로 돌아오게 되었죠. 제 경험처럼 극장이 지역에서 발을 붙이고 나아갈 수 있는 어떤 밑바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극장이 사랑방의 역할을 한다는 점도 되게 좋은 것 같아요. 함께 담소를 나누기도 하거든요. 영화를 매개로 사람과 사람이 김선중 팀장_서울은 부족한 것 같아도 웬만한 문화 인프라는 대부분 갖춰져 있지만, 지방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시설도 부족하고 이동에도 제약이 있고, 일자리 같은 여러 조건까지 생각하면 문화를 접하는 데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영화를 향한 열망이 있는 관객분들이 극장이라는 공간 자체를 더 소중하게 여겨 주시는 것 같아요.
11.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앞으로 극장의 존립에 대해 위태롭게 보는 시선도 많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독립예술영화관이 앞으로도 존재해야 하는 이유와 극장이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임연주 프로그래머_저는 영화관에 대해서는 조금 보수적인 입장입니다. 미술 작품을 보기 위해 미술관에 가듯이, 영화 역시 극장에서 감상할 때 가장 온전하게 경험하는 것 같아요. 요즘은 홈 시어터도 잘 되어있지만 집에서는 영화를 보다가 자연스럽게 딴짓을 하게 되잖아요. 반면 영화관에서는 감상을 하든 잠시 졸든 간에 두 시간 동안 화면에 집중해야 하니까, 그 시간이야말로 극장이 가진 가장 큰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이미지와 사운드의 예술이기 때문에 아무리 집에서 좋은 장비로 5.1 채널 사운드를 구현한다고 해도 영화관의 환경을 완전히 따라가기는 어려워요. 독립예술영화관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관객분들이 영화적 경험을 충분히 누릴 수 있습니다. 단순히 영화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라는 매체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김선중 팀장_OTT가 이미 시대를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지금 극장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극장으로 가야 될 이유를 더욱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관객들도 마찬가지로 극장에 가야 될 이유를 스스로 더 찾고 있고요. 극장이 갖는 장점을 관객들이 더 명확하게 인식하기 시작한 거 같아요. 극장이라는 공간 자체가 무시할 수 없는 피지컬적인 장점도 분명히 있지만, 극장에서 공동체적인 무언의 경험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특별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아까 홈시어터 얘기를 해주신 것처럼 집에서는 자신에게 매몰되고 개인의 선택 안에서 맴돌게 되는데, 극장에서는 타인이 마련해 온 시간과 주제를 온전히 듣고 체험해야 합니다. 요즘은 남의 이야기를 점점 안 듣는 시대가 되고 있는데, 그래서 극장에서 영화 본다는 행위가 어쩌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보는 무언의 행위들이 아닐까합니다. 12. 마지막으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을 찾아오시는 관객분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임연주 프로그래머_어떤 인터넷 밈 같은 게 생각나네요. 한 번도 안 와본 사람 있지만 한 번만 온 사람은 없다. 저희 영화관이 전주영화제작소 4층이고, 심지어 여기에 영화관이 있는지도 잘 모르는 분도 계셔서 진입에 장벽이 좀 있습니다. 그런데 한 번 오신 분들은 또 계속 오시더라고요. 영화도 어렵고 공간도 조금 어렵긴 하지만 앞으로도 많이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선중 팀장_저희는 영화관의 힘을 믿는 사람들이라서 앞으로도 여건이 되는 한 이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을 테니까 걱정 마시고 항상 영화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단순히 관객 수를 넘어서 영화를 보기 위해서 와주신 한 분, 한 분이 문화적 토양을 굉장히 바꾼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영화관에서 봤던 다양한 영화들이 관객분들의 각자의 무의식에 뿌리내려서 여러 가지 생각을 촉발할 수 있는 씨앗을 저희가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 영화관 오실 때는 다른 생각할 것 없이 그냥 보러 와주세요. ✈ THEATER INFORMATION - 주소 : 전북 전주시 완산구 고사동 전주객사3길 22 전주영화제작소 4층 - 전화번호 : 063-231-3377 - 상영관 : 1관, 98석 (일반석 96석, 장애인석 2석) - 웹사이트 : https://jeonjucinecomplex.kr/main ○ 글쓴이: 박종연 일상의 빈 틈 사이를 영화의 장면으로 채워나가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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