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터뷰 : 독립예술영화전용관] 광주 시민에게 건네는 ‘GIFT’, 광주독립영화관의 7년 - 광주영화영상인연대 이상훈 이사장 | 2025.11.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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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시민에게 건네는 'GIFT', 광주독립영화관의 7년" [광주영화영상인연대] 이상훈 이사장 인터뷰 광주독립영화관(GIFT)은 이름 그대로 광주 시민에게 건네는 ‘선물’ 같은 공간이다. 대형 개봉작 중심의 상영 환경에서 조금은 치열하게, 그러나 누구보다 성실하게 독립영화를 지켜온 극장. 지역의 창작자들에게는 자신의 작업물을 세상과 만나게 하는 첫 무대이자 관객에게는 새로운 감각과 사유를 열어주는 창구로 자리해왔다. 개관 7주년을 맞은 지금, 광주독립영화관은 어떤 고민과 바람을 품고 있을까. ‘광주에서도 이런 영화들이 상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는 이상훈 이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Q1. 안녕하세요, 이사장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광주독립영화관이 어떤 곳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광주영화영상인연대 이사장 이상훈입니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는 광주의 영화 창작자, 상영 단체, 영화제 등이 모여 지역의 영화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가는 연합체입니다. 그리고 광주독립영화관(GIFT)은 연대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공간이고요. 광주독립영화관은 광주에서 유일하게 한국 독립영화를 전문적으로 만날 수 있는 상설 상영관입니다. 개관 이전에는 광주에서 독립영화를 꾸준히 보기 어려운 환경이었지만 지금은 지역에서 만들어진 영화는 물론 전국의 독립영화까지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광주 시민들에게 극장의 의미를 다시 각인시키며 역할을 확장해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더 성장 가능성이 큰 극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인터뷰는 광주독립영화관의 한재섭 관장님께서도 함께 도움 주실 예정입니다. Q2. 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지역성과 독립영화가 자연스럽게 맞닿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광주독립영화관이 개관한 지 7년이 되었습니다. 이사장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운영에 함께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광주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영화를 공부했고, 현재 부산국제단편영화제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역을 넘나들며 작업하던 중 광주의 영화인들과 교류하게 된 시기가 광주국제영화제 파행 무렵이었습니다. 파리에서 한국 영화제를 만든 경험 덕분에 ‘영화를 어떻게 나누고 상영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늘 하고 있었는데, 그 시점에 광주독립영화관과 영화영상인연대를 함께 이끌어달라는 제안을 주셨습니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는 2017년에 만들어졌고 저는 이사로 합류했다가 이후 이사장으로 추대되었습니다. 지금은 본격적으로 일한 지 3년 차가 되었네요. Q3. 이사장님과 관장님께서 해주시는 고민들이 광주독립영화관만의 색을 만드는 데 도움이 많이 된 것 같고, 그 색깔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광주독립영화관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메이드 인 광주’를 올해부터 개관 기념 기획전 형태로 새롭게 선보였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프랑스에서 영화학교를 다니던 때, 아프리카 출신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시선으로 만든 아프리카 영화를 본 사람들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할리우드의 시선으로 재현된 아프리카만 본다.” ‘메이드 인 광주’는 지역에서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들이 자신의 영화를 지역 극장에서는 최소한 상영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시작했습니다. 독립 영화뿐만 아니라 한국의 영화계가 서울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지역 창작자들은 스크린을 만날 기회조차 부족했거든요. 올해는 ‘모 베터 시네마, 모 베터 라이프. (Mo’ Better Cinema, Mo’ Better Life)’라는 슬로건 아래 개관 7주년 기획전과 결합해 프로그램을 새롭게 구성했습니다. 영화 제작 사이클이 일정하지 않다 보니 매년 꾸준한 편수의 단편 영화가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었고요. 그래서 광주극장, 광주독립영화제, 광주여성영화제 등 지역의 주요 영화 주체들과 협력해 각 기관의 개성이 드러나는 섹션을 마련했고 광주의 영화 생태가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지역 창작자들과 관객을 단단하게 잇는 시도를 다양하게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요. 지역 단편영화 상영·배급과 관련해 앞으로 GIFT가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시나요? 한국에서 단편영화는 영화제 외에는 거의 소개될 통로가 없습니다. 특히 ‘이상한 영화’, 소위 말하는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단편영화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늘 아쉽게 생각합니다. 광주독립영화관이 독립예술영화전용관을 중심으로 단편영화를 묶어 상영하고, 나아가 배급까지 시도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서울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극장이 적극적으로 제작·배급의 중심이 되는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Q4. 그 뿐만 아니라 광주영화영상인연대에서 운영 중인 ‘광주영화학교’ 역시 광주를 기반으로 하는 창작자들을 위한 소중한 네트워킹 창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어떤 취지로 시작되었고, 어떤 이야기들이 그곳에서 태어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광주에는 전문적인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는 영화과가 없는 상황이었고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시민들의 문의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극장만 있어서는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으니, 작은 예산이라도 지역 창작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영화학교를 시작했습니다. 여기서 영화를 처음 만든 분들이 ‘메이드 인 광주’ 상영작이 되고, 감독으로 성장해 GV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서울보다 창작과 상영의 텀이 짧다는 점이 지역의 장점이죠. Q5. 지역의 창작자들이 성장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반이 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라는 점에서 되게 인상 깊었는데요. 앞서 말씀해 주신 활동 외에도 지역의 창작자나 관객들의 연결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광주’라는 지역적 특성상 5·18을 다룬 주제 전이나, 대학 연구소와 함께하는 라운드테이블, 미술·예술 분야와 연계한 상영과 포럼 등 다양한 시도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전남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함께 영화 <미세리코르디아> 상영회를 진행했고, 조선대학교와는 <케이 넘버> 상영 기간에 스웨덴 입양아 문제를 연구하는 교수님, 그리고 실제 스웨덴으로 입양 가신 분들을 초청해 대담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또 초등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촬영한 작품들로 구성된 ‘무등영화제’도 대표적입니다. 벌써 5회째를 맞았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영화학교의 연장선이기도 합니다. 미래 관객을 발굴하고 지역의 새로운 창작자를 길러내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습니다.
Q6. 코로나 이후 독립영화관이 처한 현실적 환경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지역의 독립영화관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이미 2~3년 전부터 독립영화 제작 환경이 악화되면서 제작 편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건 알고 있었고, 지금의 규모 역시 어느 정도 예상했던 상황입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결국 상영할 작품이 줄어드니 관객 수도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에요. 제가 보기에 예술영화관과 독립영화관은 조금 결이 다른데 예술영화관은 비슷한 어려움 안에서도 과거에 흥행했던 작품을 다시 상영하는 방식으로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독립영화관은 한국 독립영화 제작 편수 자체가 줄어들면서 선택지가 크게 좁아졌습니다. 많은 관객이 독립예술영화를 독립영화관에서 처음 접한 뒤 이후에는 예술영화관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있어요. 큰 틀에서 보면 모두 같은 생태계 안에 있는 ‘가족’이니 좋은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독립영화관 입장에서는 이 흐름이 이어지지 못하는 지점도 분명 존재합니다. Q7. 여러 방면의 고민들을 바탕으로 앞으로 광주독립영화관이 확장하고 싶은 영역이나 준비 중인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아직 ‘톱 시크릿’ 단계이긴 하지만요. 조금만 말씀드리자면 실험영화처럼 흔히 접하기 어려운 작품들로 꾸준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말하자면 ‘서울에서 보기 위해 광주에 내려오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목표예요. 또 영화학교는 예산이 회복되면 시나리오 기획-촬영-편집으로 이어지는 교육 시스템을 더 단단하게 구축하려고 합니다. 다른 지역에서 하지 않는, ‘지금 광주에서만 가능한 영화들’을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페스티벌도 함께 고민하고 있고요. 광주는 기본적으로 미디어아트 창의도시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더 창의적이고 낯선 영화들을 향한 고민을 멈출 수가 없습니다. 뒤에 있는 무등산이 1187m인데… 그만큼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만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Q8. 앞서 무등산 높이만큼 깊게 고민하고 계시다는 말씀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그렇다면 이사장님께서는 관객들이 GIFT를 어떤 공간으로 기억해 주길 바라시나요? 저는 광주에서 태어났고, 어릴 때부터 늘 새로운 것을 접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데 광주에는 그런 것을 볼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었습니다. 뭔가 새롭고 낯선 것을 보려면 항상 서울로 올라가야 했죠. 광주는 늘 익숙한 것들만 가득한 도시였고, 사실 지금 돌이켜봐도 제가 어린 시절 느꼈던 그 풍경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광주독립영화관만큼은 사람들이 ‘이상한 것’을 많이 보러 오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전통적인 장편영화뿐 아니라 단편영화, 실험영화, 조금 낯설고 조금 엉뚱한, 창작자들이 마음껏 시도한 작품들이 자연스럽게 틀어질 수 있는 곳이요. 광주독립영화관은 그런 새로운 길을 함께 찾아가는 공간이 되고 싶습니다
Q9. 마지막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광주독립영화관을 찾아와주시는 관객분들, 그리고 아직 만나보지 못한 관객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좋은 영화는 결국 우리의 시선을 확장시킨다고 믿습니다. 광주독립영화관이 그런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봉준호 감독님께서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하셨을 때 수상소감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말을 인용하셨어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근데 저는 여기에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 될 수 있다”라고 덧붙이고 싶습니다. 많이 찾아오시고, 많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광주에서 가던 길만 가기 지겨웠던 사람들에게 광주독립영화관은 기분 좋게 샛길로 빠지는 첫 모퉁이다. 타 지역 사람들을 광주로 불러낼 수 있는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꿈꾸는 이곳에서 월터의 상상처럼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이 현실이 된다. 앞으로도 이 공간이 광주 시민들에게 꾸준히 활용되는 ‘GIFT’가 되기를, 그리고 더 많은 창작자와 관객이 이 선물을 자유롭게 열어보기를 기대해 본다. ✈ THEATER INFORMATION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제봉로 96, 광주영상복합문화관 6층 - 전화번호 : 062-222-1895 - 상영관 : 1관, 101석 - 웹사이트 : http://www.gift4u.or.kr/ ○ 글쓴이: 양예진 조용한 공간에서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을 오래 붙잡아 온 사람. 청년 상영 기획단 '어둠단'에서 활동한 경험이 이번 인터뷰의 작은 발걸음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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