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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를 꿈꾸다 택배 기사가 된 그녀의 하루
[2023 독립영화 라이브러리 19] 큐레이션 08 만남은 언제나 고독의 친구, <경로를 재탐색 합니다>

* 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01. 영화의 시작과 함께 택배 트럭의 적재함에 올라탄 수현(오은재 분)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잘못 배송된 택배를 당장 회수하고 자신의 원래 택배를 가져다 달라는 고객의 요구다. 그의 답답한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 그녀 앞에는 오늘 안에 배달해야 할 택배조차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택배의 회수 절차 역시 정해진 규정이 있지만 목소리를 더 높이는 것은 언제나 고객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움직이는 것뿐이다. 수현은 택배 기사다.
그런 와중에 접촉사고가 일어난다. 길을 건너던 지영(하영주 분)이 이제 막 출발하던 수현의 트럭에 부딪혀 쓰러진다. 병원에 데려주겠다는데도 괜찮다던 그녀가 대신 트럭을 한 번만 태워달라고 부탁해 온다. 연기 오디션을 보러 급하게 가야 하는데 버스를 놓쳤단다. 수현은 그녀 자신의 상황도 무척이나 급하고 정신없지만 스스로의 부주의로 일어난 사고에 그 말을 거절하기는 힘들다. 어쩐지 오늘 하루는 그동안 감춰두었던 일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 것만 같다.
영화 <경로를 재탐색 합니다>에서는 수현과 지영 두 사람의 우연한 동행이 그려진다. 한 사람은 이제 막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고, 또 한 사람은 그와 같은 길을 걷다 현실을 책임지기 위해 잠시 이탈해 있는 상태다. 잠깐 동안의 만남이지만 이 시간 속에서 두 사람의 과거와 현재는 잠시나마 서로를 마주한다. 그 과정은 종종 길이라는 단어로 표현되곤 하는 삶의 속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 조영준 칼럼니스트
○ 출처 : https://omn.kr/28x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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