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그'가 ‘나’에게 필름을 보내왔다. 그는 나에게 오랜 기간 여행하며 찍은 이미지를 현상해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그의 이미지에는 아무 것도 찍혀있지 않았다. 나의 실수인가? 혹은 그의 실수인가? ‘나'는 그가 보내오는 이미지를 통해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노이즈들을 발견하게 된다.
연출의도
우연히 밤하늘을 찍은 이미지에서 별인지 노이즈인지 알 수 없는 하얀 점을 발견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일까? 별인가, 먼지인가, 노이즈인가? 영화는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하여 ‘보는 행위'에 결부되어있는 여러 층위의 행위와 장치들을 만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영화 속에서 ‘나'는 누구인지 정체를 분명히 알 수 없는 ‘그'와의 대화를 통해 이미지의 안과 밖에 존재하는 노이즈를 발견한다. 카메라 옵스큐라와 같은 전통적 광학 매체를 거쳐 전파나 암흑물질처럼 보이지 않는 신호들까지, 우리가 ‘볼 수 있게’ 해주는 장치들은 이미지를 넘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얼마나 다종다양한 노이즈, 잡음, 소음, 진동으로 가득차있는지 드러낸다. ‘나'는 알 수 없는 노이즈를 추적해가는 과정을 통하여 그동안 자신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으로 구분해왔던 경계에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