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는 조선학교를 졸업한 뒤 남한의 대학에 진학했다. 지훈은 대학 동기인 ✕✕의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른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가까워진 ●●, ▲▲, ◆◆에게 조선학교에서의 기억과 일본에서의 삶에 대해 듣는다.
평범함을 지운 자리 위에 사명감을 쥐여주는 일.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정체성’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연출의도
그들은 ‘차별 속에서도 조국을 잊지 않고 투쟁하는 영웅’으로 재현되어 왔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우리와 그들을 구분 짓고,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제한한다. 우리가 잊고 살아왔기에 늦게나마 돌봐야 할 사람들, 아픈 역사의 교보재로 존재하게 만드는 것에 한계를 느낀다. 조선학교는 재일 사회의 복합적 정체성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학교를 지켜야 한다는 명제보다는 그 안의 다양한 사람들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연민과 타자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숭고하지도 비참하지도 않은 개인을 드러낸다. 가장 많이 존재하는 삶은 설명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