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기억 속 재미난 괴짜였던 아버지는 어느새 78세의 노인이 되었다. 그리고 노인성 난청인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에게 큰 사고가 났다. 사고 이후 주변 정리를 하고 싶다는 아빠. 딸인 나는 아빠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연출의도
나의 아버지는 노인성 난청인이다. 10년 전쯤부터 서서히 귀가 어두워지기 시작하셨는데, 돌아보면 지난 10년간 노인성 난청인의 가족으로서 나는 방관자였다. 노인성 질환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핑계로, 그저 아버지가 적응하고 참고 견디기만을 바라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노인성 난청은 단순히 ‘듣지 못하는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대면 기피, 사회적 고립, 때로는 생존의 위협까지 야기하는 중대한 문제다. 늦었지만 지금에라도 '노인성 난청'이라는 문제와 그 문제를 겪고 있는 아버지의 삶에 대해 깊이 이해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