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의 도시, 구미에서 자란 두 여성이 여전히 우리 곁을 맴도는 ‘박정희’라는 유령을 만난다.
여정의 끝에서 우리는 그와 영원한 이별을 고할 수 있을까?
연출의도
2017년,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대통령에서 탄핵 되었다. 공교롭게도 2017년은 그의 아버지 박정희가 태어난지 100년이 되는 해였다. 태극기를 들고 거리로 나선 사람들은 그녀를 위해 울부짖었다. 절규가 흐르는 태극기 물결 속, 창현은 눈물을 훔치는 엄마의 옆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낯설기 짝이 없는 엄마의 모습이 혼란스럽다. 이성도 논리도 없는 혼돈의 상태 속에서, 외면하고 싶은 사람들 틈에 섞인 그녀의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힌다. 태극기 너머 그들의 얼굴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한편 박정희 탄생 100주년을 기점으로 구미는 박정희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흔들리는 걸음으로 박정희 생가를 찾은 노인들, 공을 들여 제를 올리고 추앙의 말을 바치는 사람들 속에서 박정희는 굳건하게 되살아나 사람들 틈으로 스며든다. 박정희를 쫓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연히 만난 숙이는 매년 열리는 박정희 추도식과 탄신제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유령처럼 홀로 구미 시내 곳곳을 헤집고 다니는 그녀는 도통 예상할 수 없는 행동과 말들로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지만, 숙이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수록 박정희에 가려졌던 사람들의 얼굴이, 흘려버렸던 말들이 또렷해지기 시작한다. 영화는 박정희의 유령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과 공간을 발견하고 흔적을 쫓는 여정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