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는 치매다! 그리고 나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산다. 나와 내 남동생에게 '옥순'할머니는 엄마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세상을 떠나자 할머니의 기억이 멈췄다. 반복되는 할머니의 행동에 남동생과 할머니의 갈등이 시작된다. 아픈 기억보다 행복한 기억이 먼저 사라지는 잔인한 병. 사라지는 기억들 사이에 우리는 어떤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 할까.
연출의도
어릴 적부터 할머니 손에 자란 나와 내 남동생에게 할머니는 엄마 같은 존재였다. 그러던 어느 11월, 나에게는 아빠이자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는 사랑하는 아들, 그리고 남편이 모두 같은 해, 같은 달 세상을 떠났다. 너무 많은 이의 죽음이 앞서 간 탓일까 그날부터 할머니는 기억은 멈추게 되었다. 나는 할머니의 사라져가는 기억들을 되찾아 오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점차 반복되는 할머니의 행동에 내 동생 동주와 할머니의 갈등이 시작되고 일본에 사는 할머니의 둘째 딸마저 세상을 떠난다. 나는 할머니가 받을 충격이 걱정되어 이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숨긴다. 할머니가 치매에 걸린 게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행복한 기억을 삭제시키는 잔인한 병. 사라지는 기억들 사이에 우리는 어떤 기억을 안고 살아가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