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전학 온 경환은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롭기만 하다.
좋아하는 일본 음악을 들으며 외톨이처럼 지내던 경환에게
짝꿍이자 반장인 재민이 관심을 보이고, 둘은 음악 취향이 비슷하단 것을 알게 된다.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던 쉬는 시간,
버스 맨 뒷자리에서 이어폰을 나눠 낀 채 음악을 함께 듣던 하굣길,
둘만 아는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가던 어느 날,
재민을 향한 마음이 커진 경환이 자신의 비밀을 고백하는데…
연출의도
2001년은 공식적으로 21C의 첫 시작인 해였습니다. 당시 한국에선 하리수가 공중파에 등장하고 일본문화개방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던, 얼핏 보면 개방적인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정말 개방적이기만 했던 시기였을까요? 사실 2001년은 홍석천의 퇴출에서 알 수 있듯 성소수자에 관한 담론은 여전히 활발히 이루어지지 못했고 한일 간 정치적인 문제들(독도 교과서 표기, 신사 참배 등)로 인해 일본문화 마니아들은 은연중에 배척을 받던 시기였습니다. 얼핏 개방적으로 보였지만 알고 보면 폐쇄적이었던 2001년. 그러한 2001년에 한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도시로 상징되는 대구를 배경으로 주류가 아닌 비주류(성소수자 혹은 일본문화 마니아)로 지낸 자들의 애환을, 재민을 짝사랑하는 경환의 관점에서 다루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21세기를 힘겹게 맞이한 비주류 인들에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2024년 현재 역시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영화의 마지막에 경환이 마주한 진실처럼 우리가 맞이한 21세기가 어둡거나 절망뿐인 시기는 아닐 수도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