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했던 존재의 뒷모습을 마주하는 건 늘 고통스럽습니다.
그것은 떠나가는 연인의 뒷모습일 수도, 몰랐던 나의 이면일 수도, 정들었던 도시의 풍경일 수도, 예고 없는 작별로 하염없이 기억만을 쓰다듬는 그리움일 수도 있죠.
모든 이별은 흔적을 남깁니다. 분명한 건, 이별의 과정에선 언제나 몰랐던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
필체만으로 당신을 알아볼 만큼 흠칫하는 순간 [다른 것으로 알려질 뿐이지]
떠나려고 하니 보이는 결핍 덩어리인 나 자신 [떠나는 사람은 꽃을 산다]
"내가 그토록 당신을 몰랐던가" 하는 뒤늦은 충격 [변주곡]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빈자리 [짱뚱이네 똥황토]
사람이 향기로 기억될 수도 있다는 것 [모과]
당신을 만나기 전의 나는 어떤 사람이었나, 그리고 이별 후의 나는 어떻게 달라졌나 골똘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러니 이별은 슬프고 고통스럽기만 한 것이 아닐지도요. 이별이 남긴 상처는 아물고 새살이 되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테니까요.
*관객기자단[인디즈]_김보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