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현서는 자아에 대한 사고를 시작해나간다. 자신을 알아간다는 것은 즐거움과 기쁨, 혼란과 고통을 야기하고, 현서는 '앎'의 감각들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누린다.
폐쇄된 공간 속 혹은 그 너머를 자유로이 오가며 감정을 느끼는 현서는 이내 사고의 한계에 다다르고 고통에 몸부림치며 생각의 꼬리를 끊어내 달아난다.
연출의도
“나는 무엇일까?”
인간은 태어난 순간부터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가진다. 그 의문은 인간의 자아 형성, 사회적 관계 구축을 야기하고, 인간은 수시로 변화하는 자아 속에서 삶을 지속해나간다.
하지만 신경 쓸 것도, 차지해야 하는 것도 많은 이 세상에서 사람들은 쉽게 목적과 수단의 경계를 잃어버린다.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이 상황에서 나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순간순간의 고민도 머리를 아프게 하기 때문이다. 목적과 수단이 뒤엉킨 마음속에서, 결국 이 고민의 끝은 ‘나’에게로 향한다. 삶의 가치, 삶의 근본적인 이유는 ‘나’에게서 비롯되기 때문에. 이 영화에서는 죽음을 통해 마주한 삶에 대하여, ‘나’에 대한 고민과 그 고민을 하는 혼란스러운 내면을 외적으로 표출시키는 방식을 통하여 보여주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그 존재에 대한 의문, 자아를 형성해 나가는 사고가 사라질 때, 인간은 그로써 존재 의미를 상실한다는 내용을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