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테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한다. 너무너무 질투가 난다.나는 3년 만난 여자친구랑 헤어졌는데, 분명 내가 먼저 결혼할 줄 알았는데, 약혼 반지도 있었는데! 경조사는 품앗이라는데, 퀴어인 내가 축의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생각은 들지만 일단 열심히, 초대받는 대로 참석한다. 나는 내가 ‘결혼’하고 싶었듯, 동성결혼을 꿈꾸는 커플에게도 그것이 가능하기를 바라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든다. 함께 잘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꼭 ‘결혼제도’인가? 여러 가족들을 살펴본다.
연출의도
결혼을 왜 할까?
결혼한/할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결혼할 때가 되어서, 배우자의 어떠한 점이 좋아서, 남은 삶을 함께 하고 싶어서, 가정을 꾸리고 싶어서 등등. 감정과 관계에 관련된 이유들이 있지만 배우자수당, 안정된 주거, 주위의 승인 등등이 동반되는 결혼은, 분명한 '제도'이다. 누군가와 가족이 되는 방법은, 결혼 뿐일까?
가족이 뭘까?
법과 제도가 보장하는 가족은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 많은 것을 함께한다. 가족은 일차적으로 정서적 안정과 만족, 휴식을 제공하는 곳이지만 계급 재생산이라는 중요한 역할도 수행한다. 부모보다 더 낫거나 비슷한 수준의 재산이나 학벌, 인맥, 문화자본을 물려주기 위해 가족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희생을 치른다. 하지만 그것이 행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오늘날 가족을 묶는 것은 어떠한 형태보다는 소속감이나 유대감, 사랑과 같은 감정이다. 법과 제도가 보장하는 '정상 가족'이 아닌 다른 모양으로 가족을 꾸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