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청년들에게 쫓겨 마을 뒤 금지된 숲으로 도망쳐 들어온 옥연, 숲 속에서 몇년 전 옆마을로 시집간 앞집 언니 방울을 만나는데, 여전히 혼례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다. 밝혀지는 진실 가운데 옥연은 무슨 선택을 할까?
연출의도
가을 어느 서늘한 밤, 작은 소녀가 삶에 지친 죽으러 금지된 숲으로 들어가는 꿈을 하나 꿨습니다. 중간 과정들은 희미하지만 마지막 장면만은 꿈에서 깨어서도 선명하게 남았습니다. 평생을 살아온 거대한 숲을 뒤로하고 계속 계속 걸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말이에요. 그 해방감을 모두와 나누고 싶어 <메아리>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전래동화 속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이지만 지친 끝에 눈감아버리고 싶은 그 소진된 마음은 지금도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메아리>를 본 관객분들이, 이 여정의 끝에서 다시 한번 일어나 걸어가는 누군가를 발견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