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홀로 아파트에 거주하는 재경에게 아는 동생 성우가 찾아온다. 집을 구하지 못한 성우는 일주일 동안 재경의 집에 머물겠다고 한다. 불청객은 성우에 그치지 않는다. 남자친구와 싸우고 집을 나온 친동생 지원도 재경의 집을 찾는다. 셋은 서로의 존재를 잊은 것처럼 자기 마음대로 산다. 불편한 소리들이 매 순간 프레임에 흘러 들어온다. 성우와 지원은 빨래를 널다 베란다에 갇힌다. 이들은 대화를 시작한다. 어쩌면 떨어질 때가 되었기에 대화를 시작할 수 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타인과 함께하는 순간은 불편하지만, 막상 헤어질 때가 되면 아쉽다. 우리는 아득바득 각자의 공간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집에 아무도 없다면… 무척이나 외로울 것이다. 소음이라고 생각했던 소리는 빈자리를 떠오르게 한다. 성우와 지원이 집을 떠난 후, 이번엔 재경이 베란다에 갇힌다. 반대편에서 문을 열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비상 상황을 대비해 옆집으로 이어져 있는 ‘경량 칸막이’을 부수고 탈출할 수 있지만, 재경이 그 존재를 알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알고 있다고 해도 그는 옆집으로 나갈 수 있을까? <재경>이 담아낸 외로운 사람들의 시간이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