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보다 크단 이유로 물이 넘칠까 목욕탕에 들어가는 것도 힘든 다움에게 바다에 가자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마냥 신날 수가 없다. 심지어 친구들과의 관계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다움에게 이 여행은 갈 수 있다, 없다 선택이 아닌 꼭 가야 할 일로 여겨진다. 결국 바다로 가는 다움. 늘 넘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선을 넘는 친구들로 인해 출렁이게 된 다움은 욱하는 마음으로 바다로 뛰어 들어가게 되는데- 다움은 그 곳에서 넘치지 않는 수평선을 마주한다.
Review 자기 몸이 남들의 기준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고등학생 다움은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는 일 앞에서 매번 고민한다. 다움은 “다 함께” 여행을 가자는 학원 아이들의 제안을 쉽게 거절할 수 없다. 다움은 여행을 앞두고 몸을 둘러싼 모든 것들에 신경이 쓰인다. 누가 세웠는지 모를 ‘기준’은 기준 바깥에 놓인 사람들에게 더 잘 보인다. 그리고 그들은 기준안에 편히 소속된 사람들은 절대 알지 못하는 답답함을 경험하곤 한다. <바바리>는 기준안에 속하고 싶은 이가 감각하는 지옥도의 모습을 관객에게 체험시킨다. 하지만 <바바리>의 미덕은 숨을 막는 공동체의 충실한 재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준에 속하기를 요구하는 공동체 바깥의 세상이 분명히 존재함을 다움에게 알려준다는 점에 있다. 다움을 포근한 물의 이미지로 감싸는 마지막 장면이 마음에 남는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태현
연출의도
‘세상이 만든 틀에, 내가 나를 가두는 나.’
나로 살면서 관계 속에 사는 우리들.
우리는 그 관계 속에서 넘치거나 벗어나지 않기 위해 어느 ‘선’을 지키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선은 스스로를 가두고 내가 나로 살아갈 수 없는
순간을 마주하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나로 사는 것.
그것은 어쩌면 결국 그 선에서 벗어나,
내가 나를 마주함에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