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선은 바다에서 죽은 엄마 순복의 49재를 치르던 중 엄마가 사실 해녀가 아닌 해신을 모셔야 하는 심방집안 딸이었으며 대대로 심방집안 여자는 죽은 후 49일째에 딸의 딸로 다시 태어나 서로를 통해 영생을 이어나간다는 기이한 미신 얘기를 듣게 된다. 해선은 평생 두통에 시달렸던 엄마의 고통이 해신을 모시지 않아 생긴 신병이 아님을 증명하고 싶어 직접심방이 되지만 49일이 된 날 태어 난 아기를 본 후 엄마라 여기며 아기와 함께 바다로 사라진다.
Review 해선의 엄마가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서 <바르도>는 시작된다. 사람이 죽은 후 환생하기까지의 중간 상태를 의미하는 바르도. 임산부인 해선이 49일 째 되는 날 딸을 낳으면 그것은 돌아가신 당신의 환생이 된다. 해녀인 줄 알았던 엄마가 실은 무당, 즉 심방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해신은 시퍼런 수중을 향해 나아간다. 이 수중엔 어쩌면 더 많은 비밀들이 숨어 있는 것 같다. 49재와 해신을 모시는 심방이라는 모티프는 희뿌연 이미지, 몽환적 사운드와 맞물리며 제주 해녀들의 초상을 새로이 빚어낸다.
*관객기자단[인디즈]_박이빈
연출의도
미신에 대한 믿음의 간극에서 관계가 벌어지는 상황을 빨려들어가는 호흡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결말에서 태어난 아기를 통해 두 인물이 그들이 믿던 세상과 다른 세상을 마주하게 하여 육신은 죽지 않았으나 삶 속에서 다시 살기 시작하는 순간을 맞이하도록 의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