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노년의 남자. 그의 딸은 미처 마련해두지 못한 영정 자리를 비워둔 채 장례식을 준비한다. 한편, 영정으로 쓸 사진을 찾기 위해 아버지의 집을 찾은 아들은 오래된 비디오테이프 하나를 찾아내고, 짜깁기 된 영상들 사이에서 익숙한 얼굴을 발견한다.
Review 장례식장에서 우걱우걱 비애 혹은 심상한 마음이 몰리기도 전에, 치러야 할 순서는 우리를 문득 멎게 한다. <면상>에서의 예를 꼽으면, 문객을 맞이할 찬이나 제단의 호수를 고르는 일 말이다. 남기고의 영정에 넣을 한 장을 내지 못해 상주인 겨진과 은자는 막막한 표를 낸다. 빈소의 명분을 운운하던 고모도 그의 생전이 든 얼굴은 소장하고 있지 않았다. 해사한 인상이 있을 곳이 비어서, 빈소 안의 애상도 헛도는 듯 은자의 귀와 기분은 먹먹하다. 앨범을 헤집는 일에 번번이 허탕 친 겨진은 우연히 함을 집게 된다. 안에는 외화 포스터와 영화 비디오가 정연히 있었다. 왜 이제야 보았냐고 경쾌히 타박하는 담음새였다. 묘하게도 남기고는 녹화된 영화에서 면상을 발견해내는 순경 역을 맡았다. 범인의 ‘면상’을 못 봤냐며 다그치는 대사는, 겨진과 은자가 가장 하고 싶었을 말이다. 은자는 제단에서 상영되는 남기고를 보며 그제야 슬픔을 흘린다. <면상>은 다시 복원될 수 없을 거라 여긴 대상이나 마음이, 어디선가 몰래 거듭되고 있을 거란 희망을 은밀히 밀어둔다. 동작 시키고픈 의지만 있다면!
*관객기자단[인디즈]_김해수
연출의도
남겨진 자들이 떠난 이를 기억하는 방법.
영화제 상영 및 수상작
제6회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 - 올해의 새로운 감독상(2021)
제19회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2021)
제21회 전북독립영화제(2021)
제24회 정동진독립영화제(2022)
제23회 대구단편영화제(2022)
제4회 우리나라가장동쪽영화제(2022)
제7회 충무로영화제-감독주간(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