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는 가족들 몰래 배우오디션을 보기 위해 과수원에서 알바를 한다. 그 동안 꿈꿔왔던 배우가 되기 위해서 논과 밭에서 일하며 틈틈이 연기 연습도 병행한다. 드디어 내일이면 오디션을 보게 된다. 우연히 동창 동구를 만나게 되고 둘은 같이 동구네 사과밭에서 대본연습을 한다. 로맨스 대사라 그런지 동구가 조금 달리 보이는 것 같다. 윤이는 다음날 아침 오디션을 위해 기차에 오른다.
Review 실제로 나는 엄마에게 이 영화의 대사와 닮은 말을 들었다. 멍에가 든 마음은 “과감히 도려내고 다른 쓸모”를 골라야 한다고 말이다. 상한 쪽을 품고 살면 근처의 사과에도 옮으니 주의하랬다. 윤이는 가업인 과수원에서 일하면서도 대본을 끼워 지낸다. 윤이는 연기를 해야 숨을 넓고 쾌활히 쉬었다. 다만, 물러지지 않는 가정의 폭력에 평소의 숨도 살펴 가며 꼽아야 했다. 대사보다 과즙을 더 들어야 했던 그에게 동구와의 재회는 큰 기점이 된다. 동구는 영화에서 처음으로 윤이에게 사과를 깎아 내민 대상이었다. 나에게 살갑기가 새삼스러운 시기에 성한 동구의 사과는 큰 다정으로 읽힌다. 긴장을 누를 수 있는 “크게 숨 쉬는” 법도 배우게 된다. “지금 생각하면 유치한데, 그때는 그 말이 진짜 같았어. 나한테.” 동구와 윤이는 재회를 통해 파괴를 도려낼 결심에 다가선다. 각자의 매일을 갈변시킨 말을 과감히 더는 연습. 나의 기쁨과 성큼 맞댈 준비가 필요한 이들에게, 이 영화를 권하고 싶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해수
연출의도
스모그와 미세먼지가 잔뜩 낀 서울 하늘처럼, 세상은 청춘들에게 제대로 된 숨 쉴 틈 조차 주지 않는다. 아주 작은 시도와 도전도 어려워진 그들에게 산과 들, 과수원과 논에서 일하며 새로운 꿈을 꾸는 윤이를 보여주고 싶었다. 잔잔히 흐르는 개울물에 비친 빛을 보는 것처럼 작은 기쁨을 느끼며 심호흡 하는 영화를 만들어보고자 했다.
영화제 상영 및 수상작
제8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2022)
제22회 전북독립영화제(2022)
제1회 평택국제영화제(2022)
제6회 원주옥상영화제(2022)
제1회 스태비고OTT영화제(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