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유진은 최종 면접을 앞두고 있던 중 자가격리를 하게된다. 옆집의 반복되는 소음과 점점 올라오는 열 기운은 유진을 혼란스럽게 한다. 그러던 중 옆집 아이 서영이 찾아온다.
Review 공무원 면접시험을 앞둔 유진은 자가격리 대상이 된다. 거울을 보며 홀로 답변을 연습하던 유진은 문 앞을 서성이는 아이와 대화를 나눈다. 이내 아이의 아빠가 아이를 추궁하고, 유진은 가정폭력의 그림자를 떠올린다. 영화가 시작하면, 복도식 아파트의 수많은 대문이 카메라의 눈에 들어온다. 한 아이가 복도의 끝에 덩그러니 서 있다. 그 반대편에 놓인 한 사람은 아이를 보지 않고 문 안으로 들어간다. <거리두기>가 그리는 사람 사이의 거리는 그렇게 멀다. 하지만 우리가 바깥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다면, 문과 문 사이의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을지도 모른다. 문밖의 아이를 들일 방법을 고민하고, 또 문 안으로 들어온 아이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유진의 모습에 마음이 쓰인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태현
연출의도
코로나가 발생한 지 몇 개월이 채 되지 않았을 때 작년에 비해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미세하게 줄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기사의 내용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한 공간에 오랜 시간 동안 머물게 되면서 가해자의 2차 가해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고 건수가 줄어들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나는 이 기사를 보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지금 가정폭력 피해자들에게는 가정이 오히려 거리를 두어야 하는 곳이 되어버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와 거리를 두며 이웃과도 거리를 두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어디로부터 거리를 두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