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 아래 있는 제천덕산초등학교에는 6년 동안 한 반으로 지낸 15명의 아이들이 있다. 이 아이들은 여느 학교 아이들처럼 수업 시간에 다소곳이 앉아있질 않는다. 학교를 마치면 냇가에 숨겨진 비밀 장소에 모이기도 하고, 감정 조절도 못 하는 어른이 담임이 되었다며 쑥덕쑥덕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교실에 얌전히 앉아있는 아이들을 상상했던 신규교사 윤재는 예상과 다른 아이들의 모습에 당황한다. 졸업을 향해 가는 아이들의 시간. 아이들의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무엇으로 가득 채워져 있을까.
Review 계절은 흘러가고 아이들은 자라난다. 영화는 제천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6년 동안 함께 지낸 아이들의 1년을 담는다. 사람들을 비추는 달처럼 카메라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을 묵묵히 비춘다. 그런 카메라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아이들은 카메라를 살아 움직이는 생물처럼 대한다. 눈치도 보고 애써 무시하기도 하고 대화도 나누고 장난도 걸면서 카메라는 서서히 아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달은 같은 자리에 있는데 하늘을 올려다보는 우리는 달이 따라오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고 느낀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따뜻한 믿음으로 아이들은 제각기 다른 생각을 하며 저마다의 속도로 계속 몸과 마음을 키워나갈 것이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소정
연출의도
몇 년 전, 제천덕산초등학교에서 일했을 때, 나는 아이들이 가진 감정이나 상상들을 미숙하고 단순한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아이들이 건네는 아리송한 질문들, 그리고 어디론가 깊은 세계로 사라질 듯한 아이들의 표정들을 보며 나의 어린 시절들을 어렴풋이 떠올렸다. 그 시절을 함께했던 제천덕산초등학교 아이들이 6학년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찾아갔다. 이 아이들 곁에 머물다 보면 어른이 되며 상실해 갔던 생생하고 충만한 시간들을 다시 만나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