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회사의 대리점 영업사원인 영은은 같은 건물 1층에서 일하는 피아노조율사 용희의 허물없이 구는 태도가 성가시다. 본사에 승진되어 갈 욕심으로 용희의 도움을 받아 정수기 판매 실적을 올리지만, 동료들 앞에서는 용희를 은근히 무시하면서 두 사람이 친한 사이로 비칠까봐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곤 한다.
정수기 회사의 영업사원 영은은 적당히 가식적이고 계산적인 인물로, 눈치없는 피아노 조율사 용희를 싫어하지만 정수기 판매를 위해 그에게 접근한다. 스스로 애써 외면하고 있던 가식과 외로움을 들키는 순간 찾아오는 당황스러움은 우리를 한층 성숙하게 만들 것이다.
연출의도
어느 영화속의 이야기들이 모두 그렇듯이 이 이야기도 영은의 삶에서의 한 장면일 뿐이다. 우리 삶이 수많은 에피소드와 사건들로 점철되어 있고, 흘러가는 시간이 그 사건들을 무딘 추억거리로 만들어 버리듯이 이 한 토막의 이야기가 쉽게 변하지 않는 그녀에게 얼만큼의 영향을 줄지는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져나갈 영은의 삶이, 고단하고 지친 그녀가 조금씩은 성장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