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공자 영춘의 생애 마지막 꿈은 호국원에 묻히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는 그에게 묻힐 땅을 허락하지 않는다.
Review 하나뿐인 것들의 무너짐은.
가진 것이라곤 국가가 전부였고, 남은 것이라곤 호국원에 묻히는 꿈이었다. ‘영춘’에겐 이만이 충분했다. 아들 ‘정대’는 그런 아버지가 답답하다. 6.25 전쟁에 참전했던 85세 노인 영춘의 집은 여전히 전장이었다.
영춘에게 ‘국가유공자’는 명예이자 삶의 명분이었다. 자부심으로 삶을 살아가던 어느 날, 국가가 그에게 통보한다. 호국원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소식이다. 전쟁 당시 20일 이상 행방을 확인할 수 없었기에 탈영병으로 분류된 영춘은 호국원에 들어설 자격이 없다는 내용이었다. 영춘을 지탱하고 있던 기둥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무엇이 나라였으며, 국가는 무엇일까. 내가 알고 있던 정의는 그들의 삶에서 부재했다.
국가유공자를 기리는 모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훈장 하나, 자랑스러운 눈빛으로 보지 않는 자식들. 위대한 나라마저 영춘을 배신한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사건일 수 있으나 현재를 살아가는 누구나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를 조용히 직면한다.
*관객기자단[인디즈]_이현지
연출의도
2019년 할아버지의 발인식에서 할아버지의 관에 묶인 태극기를 고치며 나눴을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말 없는 대화가 궁금했습니다. 내 가족에게만큼은 자랑스럽고 싶은 아버지의 마음. 그리고 가족 간의 오해. 그 간극 속에 존재하는 말하지 못한 가족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영화제 상영 및 수상작
제3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 심사위원상(2021)
제2회 합천수려한영화제 – 대상(2021)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2021)
제22회 대구단편영화제(2021)
제1회 장벽파괴영화제(2021)
제5회 강원영화제 햇시네마페스티벌(2021)
제3회 스웨덴 한국 영화제(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