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외출 직전 갑자기 약속이 취소된 유미는 이리저리 연락을 돌려보지만 뭔가 잘 풀리지 않는다.
Review 카메라가 지구를 향해 다가간다. 우주 비행사들의 교신 소리와 함께 긴장감을 더하는 음악이 들려오지만, 메시지 알림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이 멈춘다. 사실 지구의 모습은 스마트폰의 배경 화면에 불과했다. 영화가 관객으로 하여금 상상하게 하는 이야기의 규모가 갑자기 작아진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친구와의 약속이 취소되고, 집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 유미에게 스마트폰은 곧 지구다. 유미는 다른 사람들의 일상을 훔쳐보고, 자신의 일상을 꾸며낸다.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이리저리 연락을 남기지만, 만남 앞에서는 주저한다. 방구석에서 ‘먹방’을 바라보며 식빵을 씹을 뿐이다. 유미의 욕망은 작은 스크린을 통해 쉽게 해결되는 듯하지만, 해결되지 않는다. 온라인의 세계에서 우리는 기대하고, 기대하지 않는다. 무척 거대하고도 지극히 가벼운 스마트폰 시대의 인간관계는 만남을 전제하는 “뭐해”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을까? <뭐해>를 곱씹을수록 쓸쓸해진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태현
연출의도
유미는 혼자 시간을 보내기도 싫지만 아무나 만나기도 싫은 상태에서 휴대폰 너머의 사람들과 밀고 당기기를 한다.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잠자리에 드는 유미의 마음은 지칠대로 지쳐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