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숨은 곧이어 두 번째 숨을 옮겨붙게 만든다. 근심은 하루가 다르게 쌓여가고, 매일 벌어지는 사고는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심정을 부둥켜안은 채 한 걸음 내딛기도 어려운 날. 결국 두려움에 못 이겨 뒤돌아 서려 하자 어느 따스한 온기가 미소를 띤 채 나를 살피고 있다.
<열 개의 우물>은 함께 생존하기 위한 집요함이 쌓아 올린 ‘모성’의 연대에 대해서 짚어 나가고 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돌보며 살아간 그들의 염원은 배타적인 사회로 내몰리고 있는 동시대에 회귀할 정서로 자리한다. <건전지 엄마>는 건전지라는 사물에 빗대어 가족을 지키기 위한 엄마의 고군분투를 그려낸 애니메이션으로 무사한 오늘의 소중함과 평온을 가동시키는 동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이끈다. <과화만사성>은 마지막 과씨성을 가진 네 남매의 이야기로, 아버지의 죽음 이후 그가 남긴 유산 분할과 가문 승계에 대한 갈등에서 비롯된다. 자기의 욕심을 내세우다가도 은밀한 속내를 들키자, 서로를 향하던 화살은 등을 쓰다듬을 따뜻한 손길로 변한다.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결국 또 하루를 버티게 만들 사랑하는 우리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무슨 생각>은 편마비가 있는 아들이 본인을 수발하는 엄마를 위해 담아낸 진심이다. 불편한 몸으로 보내는 일상에 미숙한 그는 갖은 노력으로 평범함을 되찾으려 하는데, 엄마가 자리를 비운 오늘 작은 이벤트를 준비한다. 서로의 존재만으로 위로가 된다는 걸 모자는 증명한다. <재희에게>는 병원에서 만난 친구가 세상을 떠나고 난 뒤, 그녀의 딸에게 써준 편지다. 서로의 삶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넘겨짚어서라도 이해하려는 마음은 빛처럼 반짝인다.
내 곁에 누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심상치 않은 위로가 덮쳐온다. 언제나 말끔한 손으로 살살 쓸어 먼저 한 톨 없는 나의 자리. 나의 행복을 빌어줄 너에게."
*관객기자단[인디즈]_김예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