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어금니를 꽉 물게 합니다. 이유는 영화가 다루는 관계의 기시감 때문일 수도 있고, 상황의 긴박함이거나, 혹은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시공간을 빽빽한 감정의 현장으로 몰고 가는 카메라의 효과 때문 일수도 있습니다.
'어금니를 꽉 물고'에서는 자리에 앉은 우리를 몸서리치게 만드는 다섯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같은 속옷을 입은 두 여자>는 두 인물의 파탄에 이른 관계를 임계점까지 데려다 놓습니다. <탄생>은 삶의 의지와 노인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를 섬찟한 오컬트로 다룹니다.
<잔치집>은 시끌벅적하고도 외로운 망령들의 한때를 비추고, <침묵>은 막다른 길에 놓인 인물의 감정을 쫓습니다.
<소녀>는 문밖에 서 있는 미지의 대상에 대한 공포를 관객에게 체험시킵니다.
러닝타임 동안 내려앉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영화를 견뎌내고 나면, 우리의 몸에 붙어있는 흔적들을 통해 영화를 다시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다섯 편의 영화가 끝내 전달하고야 마는 감각이 여러분에게 어떻게 기억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