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지도 모르고 있는데 알고 보면 흐르고 있던 것들이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저 맡겨진대로 알게 모르게 지나간 것들이 우리 삶에 자국을 남기고, 그러한 자국들이 모여 삶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변화하는 것은 비단 우리 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모여 만들어진 사회도 굴곡져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그저 잔잔하게 흐르는 줄 알았는데 거칠게 휘몰아치는 회오리였던 적도 있었을 것이고, 부드럽게 흐르고 있었는데 지나고 나니 단단해진 기억도 있을 것입니다. 삶에 스쳐간 흐름을 깨닫게 되는 문득의 순간들을 모아보았습니다.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에서는 <잠 못 드는 밤>에서부터 이어져 온 주희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어쩌다 활동가>에서는 삶을 변화시킨 거대한 물살을 만난 두 모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빨간마스크 KF94>의 빨간 마스크의 조금은 처량한 모습은 우리가 지나온 시간을 되짚어 보고 있습니다. <기숙학원> 속 민영은 흐르는 물결 속 한 가운 데 자리하고 있습니다. <귀울음>의 진희는 흐르고 변화한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됩니다.
변화한 우리의 모습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그 속에서도 좋은 면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삶이 흐르다보면 우리가 변화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니까요. 간직하고 싶은 좋은 부분을 많이 찾아내시길 바랍니다.
*관객기자단[인디즈]_임다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