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을 내다보면 수많은 사각형들이 형형히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차들은 정해진 방향으로 움직이고, 사람들은 어딘가로 바삐 걸어가는데 그 사이에서 자꾸만 길을 잃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어디로 가야 할까요?” 물을 때마다 도시는 냉담한 표정을 짓고, 나 또한 이 풍경의 일부라는 것을 자각할 때마다 참을 수 없이 쓸쓸해집니다.
도시에서 산다는 건 무엇일까요? 무심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폭력을 행하는 이곳에서 어떻게 살아야 당신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우리가 만났을 때 내가 당신에게 조금은 덜 부끄럽도록 이 풍경을 계속해서 들여다보고, 고민하고 싶어요.
휘청임 안에서 중심을 고민하게 하는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아파트 단지 안의 삶을 상상하게 하는 [What We Leave Behind_우리가 두고 간 것들], 보다 익숙하고 가까운 형태의 욕망으로 텁텁함을 남기는 [집 보러 왔습니다], 내가 등에 이고 있는 것과 오늘 걸어간 길을 되돌아보게 하는 [버킷], 도시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 다른 선택을 한 [비건 식탁]까지.
미약한 희망과 구체적인 절망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우리 함께 타협하지 말아요.
*관객기자단[인디즈]_진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