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한데 묶어놓은 이 사회는 우리의 눈앞에 잘 보이지 않는 여러 선들을 마구 놓아두었습니다. 그 선들을 충실하게 넘어 하고 싶은 꿈을 이루라는 상투적인 메시지를 던지고는 정작 우리와 관계 맺기를 중단하는 우리가 사는 사회.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가 살아가야 할 곳이라 그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나 자신의 모양새를 그럴듯하게 변형시켜 원하는 형태에 끼워 맞추기도, 그 형태를 잘못 그려내어 좌절하기도, 그 형태를 아예 변형하지 않기로 결심하기도 합니다.
학교 안과 밖의 기록을 통해 나의 존재를 그려내는 <잠자리 구하기>
매일 방과후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라 불리지만 경력으로 인정되지는 않는 교사들의 이야기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하루의 배달을 통해 관계 맺는 여러 사람들 속에서 때때로 무너지는 나의 존재 <문 앞에 두고 벨 X>
배우라는 직업을 잃을 위기인 스톱모션 인형들과 그들이 지켜보는 박 감독의 모습에서 내가 머무는 공간 속 존재적 불안을 이야기하는 <인형 이야기>
계속 머물고 싶은 영화 속에서 더이상 원하지 않는 형태를 하고 나의 존재를 크게 소리치는 <29번째 호흡>
우리가 살아온, 살고 있는,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사회 속에서 ‘나’를 선명히 그려내는 게 가장 어려운 인물들이 자신의 존재를 이야기하는 영화들을 만나봅니다.
*관객기자단[인디즈]_김지윤
I'm a teacher at Acorn Village After-School Care., 2022
감독 : 황다은, 박홍열
출연 : 분홍이, 오솔길, 논두렁, 자두